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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있는 작은생각들의 가치관, 작은사진들의 시선, 다시듣는 음악의 느낌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입니다.
마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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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Bach 요한 세바스찬 바흐

The Well-Tempered Clavier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Sviatoslav Richter piano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

리히터가 연주하는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을 듣고

거장(巨匠)이란 단어가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처럼 잘어울리는 피아니스트가 또 있을까.

가끔 그런생각을 골똘히 하게된다.

음악잡지의 광고를 보자마자 구입한 앨범.

리히터가 연주하는 평균율이란 제목만으로굉장히 긴장했던느낌을 떠올리니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소프트페달을 이용하는 연주는 몽환적이고 차분한 소리를 전해준다.

거장이 들려주는 이 음악을 들으니

어렸을적 내 작은 손과는 다른 크고 단단하고 따뜻한 아버지의 손을 잡았을 때

그느낌이 불현듯 떠올랐다.

리히터는 매일 평균율을 치면서 연습을 시작한다는 것을 본적이 있는것 같다.

따뜻하게 어루만져주는 거장의 손을 생각한다.

담배연기같은 입김을 불며 자작나무숲 오솔길을 따라 걷는다.

서두른발걸음으로 아침일찍 도착한거 같다.

벽난로 굴뚝으로 연기와 피아노소리가

밤새 얼어붙은 땅위로 안개와 함께 퍼져나가고 있다.

차가운 공기는 연기냄새, 자작나무향과 함께 코속을 기분좋게 자극한다.

무거운 나무문을 열자 몽환적인 피아노소리가 밖으로 쏟아져나온다.

벽난로 앞에앉아 장작불의 온기와 피아노소리로 얼어붙은 몸을 녹여준다.

어느덧 서리로 뿌연 창을 통해 햇빛이 거실바닥까지내려왔다.

여전히 리히터는 창가옆에 자리잡은 피아노에서 평균율을 연주하고 있다.

이런 상상은 전에 본 러시아회화전의 광활한 러시아의 모습과 함께 오버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