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듣는 음악/Jazz

Pat Metheny Group - Offramp

마뉘 2008. 7. 21. 16:05



Pat Metheny Group - Offramp

중, 고등학생 때에는 음악잡지를 사서 보곤했다.

뮤직피플, 핫뮤직, 음악동아를 주로 봤었다.

또한세운상가나 명지대 앞 해적판 레코드를 다루는 음반점에서 몰래 배포하는 허술하기 짝이없는 잡지 또한 여러 음악정보를 접하는데 작으나마많은 역할을 했었다.

당시 음악을 듣는 시간 중 Rock에 대한 비중이 상대적으로 컸었고 그만큼 관심도 많았다. 특히 기타리스트에 관심이 많았는데 여러잡지 중 뮤직피플誌는 나의 그러한 호기심을 해소해주는데 많은 역할을 한 것 같다.

뮤직피플에서 펫 메쓰니에 대한 기사를 보게됐다.

지금 떠올려보면 상당히 많은 페이지를 할당했었던 기억이 난다. 커다란 기타를 메고 치아를 드러내면서 활짝 웃는 그의 사진, 순진한 인상, 시골출신, 어려서부터 천재적인 재능으로 그 지방에선 꽤 유명했던..정말 대단한 기타리스트...뭐 그런 내용들이었다.

기타리스트을 좋아했던 나로서는 상당히 궁금했다...

최고의 앨범이라고 극찬하던 'Offramp'을 기억해두고 종로 신나라레코드에 갔다.

처음 구입하는 Jazz음반.. 직수입CD라 꽤 비쌌던 기억이다.

음반을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그 기분...아는 사람만 알꺼다..

들뜬 마음에사뿐사뿐 집으로 집으로...

집에 다와서는 갑자기 집으로 뛰쳐들어가 허둥지둥 비닐커버를 벗기고 음반을 플레이어에 올려놓고 해설지, 앨범커버보랴 음악들으랴..하는행동패턴은 큰거나 작은거나 상관없이 멀리서부터 볼일을 참으며 다소곳이 집으로 돌아오다 집앞에만 오면갑자기 미친듯이 뛰쳐들어가 허둥지둥 난리부르스를 추며 볼 일을 보는 그것과다를게 없다. 물론 뒤따르는 후련함까지도 둘은 역시나 비슷하다.

하지만 참을성이 부족한 이들이 화장실 문고리를 잡고 일을 치루거나 바지를 벗다 일을 치루듯이 모든 앨범이 그런 후련함을 주는건 아니었다.

비교가 지저분하지만 Pat Metheny Group도 나에게 후련함을 선사해 주진 않았다.

뭐지?

Jazz가 이런게 아닌데....?

희안한 리듬과 이색적인 음색의 악기...

처음엔 몰랐다. 이색적인 음색의 악기가 기타라는 것을...

여러번을 듣고 또 들었다.

자존심이 상했다.

Rock 기타는 꽤 많이 들었는데 장르가 바꼈다고 이렇게 귀에 안들어오나...

결국 이앨범은 몇일 뒤에 잊혀져가는 구석의 CD가 되버렸다.

학창시절에는 음악을 들었다.

수업시간만 빼놓고 계속들었다.

밤에는 rock과 classic, 가요, pop... 새벽에는 '전영혁의 음악세계'를 통해 더욱 다양한 음악들을 접했다.

좋은 기억이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는 알 수 없다.

Pat Metheny Group의 Offramp가 눈에 띄어 다시 듣게됐다.

이 앨범이 이랬었나??

심장박동처럼 두근거리는 저음부 위에서다양하게 표현되는 여러악기들은 이상하리 만큼 조화로웠다.

드럼, 베이스, 스켓보컬, 기타, 키보드가 서로 보완해 주면서 엮어가는 음악은 매우 신선한 충격이었다.

아...이런 음악도 있구나...

참...좋다...

free같이 어수선한 흐름속에서도 서정적이고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며 여러 음악들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레였다.

신서사이즈를 이용해 음색을 뽑아내는 팻 메쓰니의 기타는...

어떻게 표현을 해야하나...

난을 치는 느낌이 이런걸까...(얇게 배운 사군자 중 내가 느낀 난은 그랬다)

하얀 창호지위에 검은색 난을 뽑아내는게 아닌 파릇파릇한 초원위에 맑은 샘물로 뽑아내는 난이라고 해야하나...

곧게 나아가기도 하고 묽게 번지기도 하면서 하나의 그림을 그려나간다.

사실 이때 난 많은걸 느꼈다.

관심에 더 나아가 이해하려는 자세는 오랜시간 사람의 내면을 조금씩 조금씩 넓게 변화시키고 그 안목을 더욱 깊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지금보다 새로운 것에 대한 포용력과 이해력은 젊었을 때가 확실하게 더 뛰어났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젊음의 힘인가 보다.

그러고보니...

갈수록 넘쳐나는 정보문화의 홍수속에서

오늘을 사는 청소년들은어떠한 다양하고 많은문화적 충격속에서 고민하고 사는지 궁금해진다.